신발장 정리대, 좁은 현관에서 직접 써 보고 정리한 이야기
현관이 좁아서 정리대를 찾게 된 이유
현관에 들어서면 먼저 발 디딜 곳부터 찾았습니다. 신발장 문은 멀쩡히 닫히는데 바닥은 늘 어질러져 있었어요. 좁습니다. 식구들이 그날 신은 신발만 벗어 놔도 현관 바닥이 금방 차더라고요. 손님이라도 오면 신발을 한쪽으로 밀어 두고 자리부터 만들어야 했습니다.
처음에는 제 게으름 탓이라고 생각했어요. 주말에 날을 잡고 바닥에 있던 걸 전부 신발장 안으로 밀어 넣었습니다. 깔끔했죠. 딱 그날까지만요. 며칠 지나니 다시 바닥에 신발이 나와 있었습니다.
이유는 신발장을 열어 보고 알았습니다. 칸 하나에 한 켤레씩만 들어가더군요. 신발 위로 남는 공간이 손 한 뼘은 되는데 그 자리가 그냥 비어 있었습니다. 허무하더군요. 칸은 꽉 찼는데 정작 공간은 남는 겁니다. 넣을 데가 없어서 바닥에 놓은 게 아니라 넣는 방법을 몰라서 바닥에 놓고 있던 셈이었어요. 여러분 집 신발장 위쪽은 어떤가요?
근데 신발장을 새로 살 수는 없잖아요. 현관 폭이 정해져 있으니 더 큰 걸 들일 자리도 없습니다. 방법이 없었어요. 남은 선택은 지금 있는 칸을 위아래로 쪼개 쓰는 것뿐이었습니다. 그래서 신발 정리대라는 걸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검색했습니다. 생각보다 종류가 많더라고요. 다이소만 가도 신발 정리대가 여러 종류로 나와 있다는 이야기가 있었고, 신발장이 좁은 집이라면 볼 만하다는 평도 보였습니다. 접이식은 설치가 십 초면 끝난다고 소개될 만큼 손이 안 간다고 하더군요. 신발 보관부터 신발장 정리까지 한 번에 해결하는 쪽으로 이야기가 모이는 느낌이었습니다.
저처럼 현관이 좁은 집이라면 한 번쯤 신발장 문을 열고 신발 위 빈 공간을 보셨으면 합니다. 거기가 비어 있다면 바닥에 나와 있는 신발은 신발이 많아서 나온 게 아닙니다. 쓸 수 있는 자리를 안 쓰고 있어서 나와 있는 거예요. 제가 정리대를 찾게 된 이유도 딱 그거였습니다.
다이소에서 신발 정리대 종류를 구경하고 온 날
결국 주말에 다이소에 들렀습니다. 뭘 사겠다고 마음먹고 간 건 아니었어요. 그냥 어떤 물건들이 나와 있는지부터 보고 싶었습니다. 생활용품 쪽 선반 한 칸에 신발 정리대가 모여 있더라고요.
생각보다 종류가 많습니다. 한 켤레 놓을 자리를 위아래로 나눠 쓰는 것도 있고, 층을 올려 쌓는 선반 모양도 있었어요. 접었다 폈다 하는 접이식도 눈에 띄었습니다. 설명을 보니 설치가 10초면 끝난다고 적혀 있더군요. 공구도 조립도 필요 없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 문구 하나에 한참 서 있었어요. 저처럼 드라이버 꺼내는 걸 미루다 일을 안 하게 되는 사람한테는 저 말이 제일 크게 들립니다.
좁은 신발장에 넣어 쓰기 괜찮겠다는 후기들도 검색하면 꽤 나옵니다. 제가 본 것도 대충 그런 이야기였어요. 신발장 안이 좁으면 칸 하나에 한 켤레씩만 들어가는데, 위아래로 쪼개 쓰면 같은 칸에 두 켤레가 들어간다는 겁니다. 듣고 보면 당연한 말인데 저는 왜 여태 그냥 살았을까요.
문제는 제가 아무것도 안 재고 갔다는 것입니다. 진열대 앞에서 손으로 폭을 가늠해 봤어요. 우리 집 신발장 칸이 이만한가. 현관 바닥에 두려면 어디까지 나와도 되나. 머릿속에 그림이 안 그려지더라고요. 신발 크기도 식구마다 다른데 그것조차 안 떠올랐습니다. 결국 그날은 빈손으로 나왔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좀 허탈했어요. 구경만 하러 갔다면서도 하나쯤 들고 올 줄 알았거든요. 그래도 소득은 있었습니다. 어떤 모양들이 있는지 눈에 넣어 뒀고, 내가 뭘 모르고 갔는지도 알았으니까요. 집에 와서 제일 먼저 한 일은 줄자를 찾는 것이었습니다.
10초 설치 접이식 정리대를 써 보니
제일 먼저 집어 든 건 접이식이었습니다. 10초 설치라는 문구가 상품 이름에 아예 붙어 있었어요. 믿지는 않았어요. 조립이라는 말이 들어간 물건은 대개 설명서를 두 번 읽게 되니까요. 그래서 기대보다는 확인하는 마음으로 골랐습니다.
집에 와서 포장을 벗겼습니다. 펴는 방향만 잡으면 되더라고요. 접혀 있던 걸 세워서 신발장 바닥에 내려놓았습니다. 그게 다였어요. 나사도 없고 따로 끼워 맞출 부품도 없습니다. 10초가 정확한 숫자인지는 재 보지 않았지만 설명서를 뒤질 일은 없었습니다.
효과는 높이에서 나옵니다. 위로 쌓습니다. 원래 제 신발장은 한 칸에 한 켤레씩 눕혀 두는 구조였어요. 신발 위쪽 공간이 그냥 비어 있었죠. 정리대를 넣으면 그 빈 높이에 한 켤레가 더 들어갑니다. 신발을 버리지 않고 자리를 만든 셈입니다. 신발장 문을 열 때마다 바닥에 신발이 겹쳐 있는 집이라면 이 기분을 아실 거예요.
접이식의 진짜 장점은 다른 데 있었습니다. 무르기가 쉽다는 것이었어요. 자리를 잘못 잡았다 싶으면 접어서 다른 칸으로 옮기면 됩니다. 두 번 옮겼어요. 처음 놓은 칸이 문 여닫는 쪽과 어긋나서 손이 자꾸 걸렸거든요. 벽에 고정하는 선반이었다면 그렇게 못 했을 겁니다. 안 쓰는 계절에는 접어서 세워 두면 되고요.
대신 올리는 신발은 제가 골랐습니다. 무거운 신발을 위층에 얹는 쪽으로는 쓰지 않았어요. 가벼운 운동화와 슬리퍼부터 올렸습니다. 손이 편합니다. 매일 신는 신발을 눈높이 가까이 두니까 아침에 허리를 굽히는 횟수가 줄었어요.
정리라는 말이 물건을 줄이는 일만은 아니라는 걸 이번에 알았습니다. 자리를 나눠 주는 것도 정리더라고요. 신발장 문을 닫을 때 아무것도 걸리지 않으면 그날은 잘 넣은 겁니다.
신발 보관과 신발장 정리, 어디까지 달라졌나
달라진 건 바닥이었습니다. 정리대를 넣기 전까지 신발장 아래 칸은 늘 넘쳐 있었어요. 한 칸에 한 켤레씩 놓고 나면 남는 자리가 없으니까 나머지는 현관 바닥으로 밀려났거든요. 신발장은 멀쩡히 있는데 현관이 좁았습니다. 이상한 일이죠.
정리대가 하는 일은 단순합니다. 한 칸을 위아래로 나눠 줍니다. 그뿐이에요. 대신 그 단순한 일이 칸 수를 그대로 늘려 주더라고요. 아래에 한 켤레, 위에 한 켤레. 바닥에 나와 있던 신발이 하나씩 안으로 들어가는 걸 보면서 공간이 없었던 게 아니라 안 쓰고 있었구나 싶었습니다.
보관하는 방식도 같이 바뀌었어요. 자주 신는 신발은 손이 바로 닿는 아래쪽에 두고, 계절 지난 신발은 위 단으로 올렸습니다. 꺼낼 때 다른 신발을 들어낼 일이 없으니 신발장 문 여는 게 덜 귀찮아졌어요. 정리는 보통 여기서 무너지잖아요. 다시 넣기가 번거로우면 그냥 바닥에 벗어 두게 되니까요.
물론 전부 들어가지는 않았습니다. 목이 긴 신발은 위 단에 걸려서 안 들어가더라고요. 솔직히 처음엔 모든 칸을 똑같이 맞추고 싶었는데 금방 포기했어요. 그런 신발은 정리대를 뺀 칸에 따로 모아 뒀습니다. 칸마다 쓰임을 나누는 쪽이 훨씬 편했습니다.
그러다 다이소에 들렀다가 신발 정리대 코너를 한참 구경했어요. 종류가 많더라고요. 모양도 다르고 쓰는 방식도 조금씩 달랐습니다. 하나 써 보고 나니 보는 눈이 달라지던데요. 예전 같으면 그냥 지나쳤을 코너인데 이번엔 우리 집 신발장 칸 높이를 머릿속에 그리면서 봤습니다. 안 맞는 걸 사 오면 결국 베란다로 간다는 걸 아니까요.
혹시 신발장이 좁다고 생각하고 계신가요. 저도 그랬습니다. 좁은 게 아니었어요. 한 칸을 둘로 나누지 않고 그냥 쓰고 있었을 뿐이었습니다.
접이식이 고마웠던 건 여기서였어요. 안 맞으면 접어서 빼 두면 그만이니까요. 자리를 거의 차지하지 않습니다. 신발 구성이 바뀌면 다시 펴서 다른 칸에 넣으면 되고요. 붙박이로 짜 넣는 물건이었다면 이렇게 이리저리 옮겨 보지는 못했을 겁니다. 그게 편했습니다.
고를 때 미리 재 봤어야 했던 것들
제가 처음에 한 실수는 눈대중이었습니다. 신발장 문을 열어 보고 이 정도면 들어가겠다 싶었거든요. 그런데 칸마다 높이가 같지 않더라고요. 위쪽 칸은 낮고 아래 칸만 유독 높았습니다. 정리대는 위아래로 신발을 겹쳐 놓는 물건이라 높이 여유가 없으면 윗신발이 선반에 걸립니다. 그럼 그 칸에서는 쓸 수가 없어요. 재 보세요. 그게 제일 먼저입니다.
다음은 깊이입니다. 신발장 안쪽 깊이보다 정리대가 길면 문이 안 닫힙니다. 반대로 너무 짧으면 뒤축이 밖으로 삐져나오고요. 폭도 한 번 더 봤어야 했습니다. 저는 칸 하나에 정리대를 나란히 여러 개 넣을 생각이었는데 남는 폭이 애매하게 뜨더라고요. 애매한 자리는 결국 안 쓰게 됩니다.
신발 자체도 재야 합니다. 구두하고 운동화는 두께가 다르니까요. 밑창 두꺼운 운동화를 두 켤레 겹치면 생각보다 자리를 많이 먹습니다. 저는 집에서 제일 두꺼운 신발 하나를 기준으로 잡는 쪽이 마음 편했어요. 제일 얇은 신발에 맞춰 두면 정작 넣고 싶던 신발이 안 들어가거든요. 기준은 큰 쪽입니다.
몇 개가 필요한지도 세어 두는 게 낫습니다. 저는 하나만 사서 써 보고 괜찮으면 더 사자는 마음이었는데 결국 다시 나가게 되더라고요. 다이소만 가 봐도 신발 정리대는 종류가 여러 가지입니다. 매대 앞에서 이것저것 비교하다 보면 시간이 훌쩍 갑니다. 발품이 듭니다. 그날 고른 게 뭐였는지 기억해 두지 않으면 두 번째 방문에서 또 처음부터 고르게 되고요.
설치 방식도 미리 확인하고 갈 항목입니다. 접이식은 펼쳐서 바닥에 놓으면 그걸로 끝이라 손이 거의 안 갑니다. 조립형은 부품을 맞춰야 하고요. 현관에 쭈그려 앉아 부품 맞춰 본 적 있으세요? 허리가 먼저 압니다.
그리고 하나 더. 신발장 안에 넣을 것인지 현관 바닥에 둘 것인지를 정하고 사는 게 좋습니다. 저는 이걸 사고 나서 정했습니다. 순서가 반대였어요. 안에 넣을 거면 칸 치수가 전부지만 바닥에 둘 거면 문이 열리는 반경이 더 중요합니다. 둘은 재야 할 숫자가 아예 다릅니다.
줄자 한 번 대 보는 데는 몇 분도 안 걸립니다. 저는 그 몇 분이 귀찮아서 현관을 두 번 정리했어요. 칸 높이와 깊이, 제일 두꺼운 신발 한 켤레. 이 셋만 적어 가도 매대 앞에서 헤매는 시간이 확 줄어듭니다. 종이 한 장이면 됩니다.
자주 묻는 것들
글을 올리고 나서 비슷한 질문을 몇 번 받았습니다. 겹치는 것만 모아 봤어요.
신발장 안 높이를 꼭 재야 하나요.
네. 저는 이걸 건너뛰었다가 헛돈을 한 번 썼습니다. 줄자로 세 군데만 찍어 두면 됩니다. 칸 안쪽 높이 가로 폭 그리고 깊이. 깊이를 빠뜨리는 분이 많더라고요. 문이 안 닫힌다는 이야기는 대부분 여기서 나옵니다.
설치가 복잡하진 않나요.
접이식으로 나온 제품은 펼쳐서 세우면 끝입니다. 10초면 설치된다고 소개할 만큼 구조가 단순해요. 공구를 꺼낼 일이 없었습니다. 대신 바닥이 고르지 않으면 살짝 흔들립니다. 저는 신발장 안에 넣어 쓰니까 크게 신경 쓰이진 않았어요.
다이소에서 파는 걸로도 충분할까요.
종류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좁은 신발장을 염두에 둔 제품이 따로 나와 있어요. 솔직히 처음엔 금방 주저앉지 않을까 의심했습니다. 일단 하나만 사서 한 칸에 써 보시길 권합니다. 맞으면 그때 개수를 늘리면 되니까요.
한 번에 몇 개를 사야 하나요.
몰아서 사지 마세요. 칸마다 높이가 다른 집이 많거든요. 한 개가 잘 맞았다고 나머지 칸도 맞으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저는 그 순서를 지키지 않아서 남는 걸 베란다에 굴렸습니다.
부츠나 목이 긴 신발도 올라가나요.
안 됩니다. 위아래로 겹쳐 놓는 구조라 낮은 신발에 맞춰져 있어요. 긴 신발은 아예 다른 칸에 세워 두는 편이 낫습니다. 저도 억지로 눕혀 봤는데 모양만 상하더라고요.
무거운 신발을 위에 올려도 되나요.
저는 가벼운 쪽을 위에 둡니다. 꺼낼 때 위 칸을 먼저 들어내야 하니까요. 자주 신는 신발을 아래에 두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하루에 몇 번씩 드나드는 자리잖아요. 여기서 한 번이라도 손이 더 가면 그냥 안 쓰게 됩니다.
신발이 눌리거나 상하지는 않나요.
흙 묻은 신발은 털고 올립니다. 위 칸 신발 밑창이 아래 칸 신발에 가깝게 닿는 구조도 있어요. 신경 쓰이면 사이에 얇은 천을 한 장 깔면 됩니다. 저는 그냥 씁니다.
신발장 밖에 두고 써도 되나요.
현관 구석에 두는 분도 있습니다. 보관 자체는 됩니다. 다만 눈에 그대로 보이는 자리라 정리된 느낌은 덜해요. 저라면 문 안쪽부터 채웁니다.
그 밖에 궁금한 게 있으면 댓글로 남겨 주세요. 제가 직접 써 본 범위 안에서는 최대한 알려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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