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마시기 캠페인, 하루 2L보다 먼저 알아둘 권장량과 여름철 수분 수칙

요즘 자주 보이는 물 마시기 캠페인과 챌린지

물 마시기 캠페인, 하루 2L보다 먼저 알아둘 권장량과 여름철 수분 수칙 — 물 마시기 캠페인 관련 이미지 1

물 마시기를 내건 챌린지는 생각보다 종류가 많습니다. 하루 2L를 목표로 정해 두고 30일이나 6개월씩 이어 가는 개인 도전이 흔하고 병원이 직접 내건 하루 2L 물마시기 캠페인도 있어요. 목표를 확 낮춘 방식도 보입니다. 지금 마시는 양에 딱 한 잔만 보태자는 '하루 한 잔 더' 챌린지가 그런 경우죠.

여름이 되면 분위기가 조금 바뀝니다. 2026년 7월에는 「워크온」 걷기 챌린지에 온열질환 예방을 주제로 한 물마시기 미션이 붙었습니다. 질병관리청 폭염 수칙도 갈증을 느끼지 않아도 규칙적으로 자주 마시라고 안내하는데 그 내용을 매일 하는 습관으로 옮겨 놓은 형태였어요.

마시는 양과 결이 다른 날도 있습니다. 매년 3월 22일 세계 물의 날은 1993년부터 이어진 UN 기념일이고 2026년 테마는 '물과 젠더(Water and Gender)'로 정해졌습니다. 안전한 물을 쓰지 못하는 사람들을 알리는 데 무게가 실린 날이라 건강 챌린지와는 성격이 다릅니다.

이 중에 나한테 맞는 건 어느 쪽일까요? 하루 2L가 처음부터 부담스럽다면 한 잔 더 쪽으로 시작해도 충분합니다.

하루 2L는 누구에게나 맞는 숫자일까

2020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을 보면 하루 수분 권장량은 계산 방식부터 다릅니다. 기준이 되는 값은 음식에서 얻는 수분과 마시는 수분을 합친 양이에요. 25세 남성을 예로 들면 한국인 일상식으로 음식에서 약 1,400mL를 얻습니다. 그래서 물과 음료로는 약 1,200mL만 더 마시면 됩니다. 이 수치는 25세 남성 기준이라 다른 성별이나 나이에 그대로 옮겨 쓰기는 어렵고요.

나무 그늘 벤치에 앉아 물병으로 물을 마시는 사람

영국 NHS는 하루 6~8잔을 권하는데 여기에는 물뿐 아니라 저지방 우유와 차·커피 같은 저당 음료도 들어갑니다. 임신이나 수유 중일 때, 더운 곳에 있거나 오래 움직일 때, 몸이 아플 때는 더 필요할 수 있다고 덧붙였죠. 한 가정의학과 교수는 '하루 2L'를 잘못 알려진 통념이라고 했습니다. 권장량이 사람마다 다르다는 이유였어요.

신장질환이 있다면 더 조심해야 합니다. 질병관리청 폭염 건강수칙에도 신장질환자는 의사와 상담한 뒤 물을 마시라고 적혀 있어요. 국이나 과일, 커피로 하루에 이미 얼마나 채우고 계신지 따져 보신 적 있나요? 그 양을 빼고 나면 2L보다 적게 마셔도 되는 날이 꽤 있을 수 있습니다.

한국인 수분 기준은 음식 속 수분까지 더해 계산합니다

2020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에서 수분 충분섭취량은 두 갈래를 더해서 나옵니다. 하나는 끼니로 먹는 음식에 들어 있는 수분이고 다른 하나는 마시는 수분이에요. 마시는 쪽 계산은 조금 독특합니다. 물 섭취 중앙값과 음료 섭취 중앙값을 더하고 거기에 우유 하루 200mL를 얹는 방식이죠. 물병에 담긴 양만 세면 기준보다 한참 모자라 보이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나무 식탁 위 밥, 된장국, 반찬, 사과와 물 한 잔

앞에서 예로 든 25세 남성이라면 한국인 일상식으로 음식에서 약 1,400mL가 채워지고 물과 음료로 약 1,200mL를 더하면 됩니다. 이 숫자는 25세 남성과 한국인 일상식을 전제로 나온 값이라 다른 나이나 성별에 그대로 옮겨 쓰면 맞지 않아요.

실제로 사람들이 얼마나 섭취하는지도 조사돼 있습니다. 2013~2017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한국인의 하루 평균 수분 섭취량은 2,167.3mL였고 62%가 충분섭취량에 못 미쳤다고 해요. 평균만 보면 넉넉해 보여도 열 명 중 여섯 명 이상은 모자랐다는 얘기입니다.

하루 마신 물만 세고 계셨나요? 2020 기준은 수분에 상한섭취량과 만성질환위험감소섭취량을 따로 정해 두지 않았습니다. 기준표에 있는 숫자는 충분섭취량 하나뿐입니다.

더운 날에는 갈증이 나기 전에 마셔야 합니다

질병관리청 폭염 건강수칙에는 갈증을 느끼지 않아도 규칙적으로 물을 자주 마시라는 항목이 있습니다. 목이 마를 때 마시면 된다고 생각해 왔다면 순서를 한 번 바꿔 볼 만해요. 영국 NHS도 더운 환경에 있거나 오래 활동할 때는 평소보다 수분이 더 필요할 수 있다고 적어 두었습니다.

올해 숫자를 보면 가볍게 넘기기 어렵습니다. 2026년 5월 15일부터 7월 26일까지 응급실 감시체계에 잡힌 온열질환자는 1,399명이고 그중 8명이 숨졌어요. 65세 이상이 30.2%였고 실외에서 생긴 경우가 81.8%였습니다. 장소로는 작업장 26.2%, 논밭 15.9%, 길가 12.4% 순이었는데 저는 길가가 들어 있다는 데 눈이 갔습니다. 일하러 나간 사람만 겪는 일이 아니라는 뜻이니까요.

밖에 나갈 일이 있는 날 물병부터 챙기시나요? 집에 연세 드신 부모님이 계시다면 목마르지 않아도 한 모금씩 드시라고 따로 말씀드리는 편이 낫겠습니다. 신장질환이 있다면 얼마나 마실지 먼저 의사와 상담하라는 내용도 같은 수칙에 들어 있습니다.

세계 물의 날, 마시는 물 너머의 캠페인

물 마시기 캠페인을 찾다 보면 3월 22일 세계 물의 날이 자주 같이 나옵니다. 이날은 1993년부터 매년 이어져 온 UN 기념일이고, 해마다 테마는 UN-Water가 정합니다. 다만 결이 조금 다릅니다. 내가 하루에 몇 잔을 마시느냐보다 안전한 물을 쓰지 못하는 21억 명을 알리는 데 무게가 실려 있거든요. 2030년까지 모든 사람에게 물과 위생을 보장하자는 지속가능발전목표 SDG 6을 지원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2026년 테마는 'Water and Gender(물과 젠더)'였고 슬로건은 'Where water flows, equality grows'였어요. 물이 흐르는 곳에서 평등도 자란다는 뜻입니다.

더운 날 물병을 챙기는 습관과 마실 물 자체를 구하기 어려운 사람들의 사정은 같은 물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둘이 한 날에 나란히 놓이는 경우는 드뭅니다. 저도 물 마시기라고 하면 하루 몇 잔을 채우는 쪽만 떠올렸던 편이라, 이 날짜를 알고 나서 캠페인이라는 말을 조금 넓게 보게 됐습니다. 하루 2L 챌린지 같은 개인 기록을 이어 가고 계신다면 내년 3월 22일 하루쯤은 마시는 물 너머의 주제도 한 번 찾아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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